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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öbius strip - 발단과 소개

이쪽에선 이런데 저쪽에선 저런데..


"야야, 너희 반에 전학생 왔다며~!!"



"응응. 진짜 잘생겼어."



"어떻게 잘생겼는데? 좀 구체적인 묘사를 해봐!!"



"음... 일단 엄청 까리하게 생겼어. 눈은 무쌍인데도 엄청 크고 동글동글해. 얼굴도 진짜 작고,
어깨도 넓어. 키는 180정도 되어 보이는데 비율이 진짜좋아."



"헐... 설마.. 그건 옹성우 이야기 하는 거 아닌가..?"



"아니.. 옹성우랑 비슷하지는 않아. 뭔가 까리한 느낌도 있어."



"그러면 방탄소년단의 슈가?"



"놉. 그런것도 아니야.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어."



"뭐야ㅠㅠㅠ 대체 얼마나 잘생겼기에.."



"몰라몰라. 너가 직접 가서 봐. 나의 어휘력으로는 설명할 수 없어."



"공부는 잘해?? 막 멍청하고 그런 건 아니지?"



"걔 이번 기말고사 전교등수 각이더라. 지나가다 책상에 있는 공책이 보여서 봤는데 정리 진
짜 잘해놨더라..."



"진짜 엄친아다ㅠㅠㅠ 그런아이가 내 남친이 되어야 하는데ㅠㅠ"



"야... 그런데..."



"뭐야, 갑자기 왜 목소리를 깔고 그래~ 뭐 이상한 영상 보는 거라도 봤어?"



"우리반 남자애들 기 싸움 심한거 알잖아."



"응응. 너희반에 문제아들 좀 모여 있잖아."



"근데, 걔... 좀 센 캐더라.."



"?힘이 세?"



"아니,, 그런건 아닌데... 목소리 깔고 '나 운동좀 해.' 그랬는데... 그때 눈에서 아주 살기 나오는
줄..;;"



"전학오자마자 그렇게 선전포고 했다고?!"



"놉놉. 송신전있잖아."



"아아, 그 엄청 센척하는애?"



"응응. 송신전이 걔한테 운동 좀 하냐고 물어봤거든, 그래서 그렇게 대답했어."



"뭐 믿고 그러는 가 본대... 전학 온 이후로 막 너희반 잡으려 그러지는 않아?"



"일진이나 뭐 그런 애는 아닌 것 같아."



"?왜? 그런말까지 하고 나서도?"



"응. 그 이후로 의외로 혼자 다니더라. 전학온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무하고도 인
사 안해."



"!?"



"어떤 생각 하는지도 모르겠어. 그 잘생긴 얼굴에 항상 무표정이야. 웃으면 어떻게 생겼는지 진
짜 궁금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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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참"



김석은 비웃었다. 일부러  화장실에서 화장을 하는 여자아이들의 이야기를 엿들을 맘은 아니었
다. 김석은 남자고 그 여자아이들은 여자란 말이다. 그런데 왜 굳이 굳이 변태도 아니면서 (변태
처럼) 화장하러 남자화장실에 들어오느냔 말이다. 그 애들 말을 들었다고 해서 딱히 김석의 잘
못은 아니었다.


김석은 화장실의 문을 열기 위해 손을 뻗었다.



똑똑



누군가 김석의 화장실 문을 두드렸다. 김석은 순간적으로 누구냐고 외칠 뻔했다. 지금은 수업시
간이었다. 선생이라도 잡으러 오면 곤란한 상황이었다. 또 집으로 연락하면 이모랑 이모부 난
리 필텐데.. 아무튼 귀찮게 되었다.



똑똑



문은 계속해서 울렸다.



"거기, 누구 있어요?"



"..."



일단 김석은 씹기로 하였다. 문을 열지 않으면 알아서 가겠지, 하고 생각해 보았다. 물론 체육이
라면 망한거나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그 목소리가 존대를 하는게 조금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의
심스럽다고 해서 선생(특히 체육)이 아니라는 보장도 없었다. 게다가 김석은 전에 화장실에서
체육에게 잡힌 경험이 있었다. 그때 선생이 아니라는 말만 믿고 문을 연 것이 실수 였다. 그날
김석의 이모부는 김석을 때렸다. 내가 니 부모도 아닌데 왜 이런말 듣게 하냐면서.



"선생아니야. 좀 나와봐, 김석."



목소리가 좀 이상했다. 확실히 끝이 갈라지는 징그러운 목소리를 지닌 체육은 아니었다. 아마도
학생인 것 같았다.



"누군데"



선생이 아니라면 지기는 싫다. 선생은 까다롭지만 학생이라면 지기 싫었다. 최대한 목소리를
깔고 물었다.



"차진원이다. 좀 나와봐."



전학생? 맞다. 아까 여자애들이 잘생겼다고 그렇게 떠들던 차진원이다. 



"니가 왜 나를 찾는데"



"... 국어쌤이 찾아오란다. 이번에는 단단이 혼쭐을 내주겠다는데."



"가. 국어한테 오늘 수업 좀 짼다 그래라. 그리고 앞으로는 친하지도 않은 전학생한테 나 데려
오라 그러지 말라 그래. 자존심 상한다고. 퉤"





"?! 지금 비웃었냐?"



갑자기 차진원의 웃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저건 분명히 비웃는 소리야, 하고 김석은 확신했다.



"그래, 비웃었다. 내가 너 그말 그대로 국어 선생님한테 말하는거 진짜 원해?"



"뭐? 당연하지. 맨날 잡아가는거 귀찮지도 않나. 어차피 공부 포기했는데."



"그러는데, 왜 넌 아직도 화장실 문도 안열고 나랑 이야기 하는 건데? 너 센척 잘하는 구나"



그러고보니 문도 열지 않고 도둑처럼 숨어 있었다는 생각에 김석은 자존심이 팍 상했다. 내가
이 전학생이 뭐라고, 아니 선생이 뭐라고 이러고 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센척? 센척? 너 지금 뭐라고 했냐?"



김석은 당장이라도 진원의 멱살을 잡을기세로 말하였다. 화장실을 나오자 창문으로 비치는 햇
빛때문에 눈이 부셔 얼굴이 절로 찡그려 졌지만, 그런건 신경쓸 일도 아니었다. 김석에게는 지
금 별것도 아닌게 나를비웃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그리고 그 녀석을 혼내주는 일이 중요했다.
그러나 그런 김석에 비해...



"뭐, 이제라도 나왔으니 됬다. 센척 잘한다는 말 취소. "



저놈에 차진원은 이 학교에 전학와서 난생 처음으로 피식 웃었다. 진짜 말그대로 피식. 입고리
가 올라가자 입고리 주변에 작은 보조개가 생겼다.



"뭐,,뭐?! 니가 왜 니 맘대로 취소를 해? 니 맘대로 왜!"



화가나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김석에 비해 진원은 꽤 장난기 있게 말했다.



"니도 어차피 '그말 취소해!' 그랬을 거 아니야? 기분나빴다면 미안."



? 차진원의 침착한 말에 김석은 왠지 모르게 수긍하게 됬다. 다른 사람이라면 화가 났을 테지
만 얘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뜬끔없이 그 여자애들이 그렇게 궁금해 하던 차
진원에 웃는 모습을 이 학교에서 어쩌면 내가 처음 봤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뭐... 그래서 왜 나오라고 그랬던 거야? 너 어차피 이야기 해도 나 듣고 다시 들어갈거야. 여기가
진짜 편하거든."



약간 누그러진 목소리로 김석이 말하였다. 그러자 그 말을 듣고 진원의 표정이 약간 바뀌었다.



"진짜? 진짜로 여기가 편해?"


"응...? 응! 여기가 편해."


"여기가 어떻게 편해? 그-거 냄새도 나고 물도 많아서 축축하구만."


"그건- 니가 신경쓸 일 아니고. 본론만 이야기 하고 딱 가라."



김석의 딱부러지는 말에 차진원이 다시 원래 표정으로 돌아가서 말하였다. 김석은 거의 0.1초
만에 표정 변화에 약간 소름이 돋기도 하였다. 얘 아까 웃었던 애 맞아?



"국어쌤이 너 데려오라는데, 여기 있고 싶으면 내가 니 못 찾았다고 이야기 해줄게. 집에 갔나
봐요, 하지 뭐."



차진원의 말에 김석은 아주 조금. 아주아주 조금 놀랐지만 (실은 좀 많이 놀랐다) 표정 관리를
하며 (사실, 차진원은 김석의 표정을 보고 놀란 걸 눈치챘다) 최대한 멋있어 보이는 까리한 목
소리로 말했다(실상은 변성기 소년다운 목소리였다).



"니 맘대로 해. 어쨌든, 나는 수업 안들어 간다는 것만 알아둬."



그 말을 듣고 돌아가는 차진원의 뒷모습을 보며 김석은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저 놈은 꽤 괜
찮은 놈일지도 몰랐다. 아무리 사람 사귀는 것을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일로 여기는 김석조
차도 차진원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그 여자애들 말이 맞았다. 차진원은 잘생기고 세 보이고 공
부도 잘하는 재수 없는 놈이 었다. 또 사람 사귀는 것도 즐기는 것 같진 않아 어쩌다 가끔씩 여
자애들이 인사하면 받아주는 식이었다(인사를 받는 여자애들은 자신이 승산이 있다며 떠들며
다니곤 했다). 어딘가 세 보이는 구석이 있는 것도 맞았다. 자신의 한 달 짝이었지만 제대로 얼
굴을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는데, 잘생긴 것도 100%맞았다. 눈도 크고, 얼굴도 작았다. 굉장
히 연예인 해야 할 것 같은 얼굴이었다. 코도 똑바르게 오똑 서 있었고, 도톰한 입술은 사람을
생기 있어 보이게 하였다(근데 하는 행동이 생기 없기는 했지만..) 게다가 입가에 있는 작은 점
은 차진원의 매력 포인트 였다.


그러니까,
김석은 지금 차진원에게 관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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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feel'en so energatic
 오늘 밤 둘이 out of control yeah
 I feel'en so energatic

 



오늘도 전소빈은 워너원의 노래를 들으며 길을 가고 있었다. 워너블(워너원 팬덤 이름)인 소빈
은 이미 워너원은 해체 하였지만 아직 워너블과의 계약은 끝나지 않았음을 가슴속으로 깊이
새기며 덕질 생활을 계속해 가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은 그런 소빈을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인터넷에서 다른 워너블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소빈과 비슷한 사람들은 많았다. 물론, 소빈처
럼 전 멤버 한명 한명을 전부 다 챙기는 건 조금 드물었지만, 그 사람들은 모두 소빈을 이해해
주었다. 아니, 동지처럼 생각해 모든 것을 함께했다. 매일 공부에 찌들어있던 소빈에게 워너원
은 자신의 휴식이었다. 힐링이었고, 모든게 처음이었다. 원래는 다른 아이들이 연예인을 좋아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우연히 워너원 영상을 접하고 나서 부터는 푹 빠지게 되었다.
아무리 시험 점수로 엄마한테 혼나고 꾸지람을 들어도, 학원에서 단어 시험 점수로 선생님이
눈치를 주어도, 모범생같은 이미지 때문에 친구들이 다가오기 어려워해 거의 혼자여도, 워너원
을 보면 그 모든 것을 다 잊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소빈은 워너원을 좀처럼 쉽게 포기할 수 없
었다. 비록 용돈도 제대로 주지 않는 엄마 때문에 팬 싸인회, 콘서트도 못가고 포스터도 몰래
사서 서랍에 넣어놓아야 했지만 보는 것 만으로 힘이 났다. 그래서 소빈은 오늘도 워너원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뭐야, 나도 같이 좀 듣자."



갑자기 이어폰 한 쪽이 빠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서한이었다. 



"?뭐야, 갑자기"


"얼래? 너 오늘도 또 워너원이냐? 어떻게 질리지도 않나.. 너도 참 대단하다~"


"뭐래, 할말 없음 가라. 나는 내 갈길 갈련다."


그 말에 한이 눈을 똥그랗게 뜨며 말했다.


"야, 나 같은 남자가 너한테 신경써 주는데 너 갈길 간다고? 안되지, 안되."


"너 같은 남자가 신경 써주면 스토커로 신고해야한다ㅡㅡ"


"뭐어?? 야, 나 같이 잘생긴 남자가 세상에 어디 있다고! 나보다 잘생긴 사람있으면, 데려와봐.
사진 보여줘!"


"있어, 워너원. 너하고 비교도 안될 만큼 잘생겼지만, 궁금하다면 굳이 일깨워 줄께."



그 말에 한은 더욱 목소리 높여 외치다 시피 말하였다.




"내!가!더!잘!생!겼!거!든!!"


"아니거든;;"




오늘도 한과 소빈은 의미없이 투닥거리다가 헤어진다. 한은 소빈을 데려다 주며 오늘도 말하지
못한 말을 입속에서 굴려본다.




"야... 오늘도 더 너가 좋다... 나좀 봐줄래..."




18살의 고달픈 첫사랑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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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Möbius strip - Prolog